저는 2년 전 골밀도 검사를 받고 나서 골감소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뼈가 시리고 허리가 아파서 병원을 찾았는데, 의사 선생님께서 칼슘과 비타민 D 영양제를 처방해주셨습니다. 비싸게 돈 주고 산 영양제를 먹으며 속 쓰림까지 참았는데, 1년 반 뒤 재검사에서 골밀도가 더 떨어졌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영양제를 끊어버리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칼슘제가 골밀도를 직접 올리는 완치 치료제가 아니라, 급격한 감소를 막는 안전벨트 같은 역할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골다공증과 골밀도 감소의 진실

많은 분들이 뼈를 딱딱하고 변하지 않는 조직으로 생각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뼈는 매년 약 10% 정도가 파괴되고 새로운 조직으로 교체되는 역동적인 기관입니다. 이를 '골 재형성(bone remodeling)'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골 재형성이란 낡은 뼈 조직을 파괴하는 파골세포와 새로운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가 균형을 이루며 뼈를 새롭게 유지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 과정 덕분에 뼈는 강도를 유지하고 손상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단순 계산으로 10년이면 내 뼈가 통째로 새 것으로 바뀌는 셈입니다.
문제는 50세 이후부터 이 균형이 무너진다는 점입니다. 파괴되는 속도가 생성되는 속도를 앞지르면서 골밀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특히 폐경 이후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 감소로 인해 골 손실이 더욱 가속화됩니다. 국내 50세 이상 여성 3명 중 1명이 골다공증을 앓고 있다는 통계가 이를 뒷받침합니다(출처: 질병관리청).
저는 허리가 아프고 무릎이 쑤실 때마다 '골다공증이 심해졌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의사는 "골다공증은 부러지기 전까지 안 아파요"라고 말했습니다. 골다공증은 '침묵의 질환(silent disease)'이라 불립니다. 여기서 침묵의 질환이란 질병이 진행되는 동안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다가 심각한 합병증으로 발현되는 질환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제 지인은 가벼운 엉덩방아를 찧었을 뿐인데 척추압박골절을 경험했습니다. 그때서야 골다공증의 무서움을 실감했습니다.
골다공증과 골감소증의 진단 기준은 T-점수(T-score)를 기준으로 합니다. T-점수는 젊은 성인의 평균 골밀도와 비교한 수치로, -1.0 이상이면 정상, -1.0에서 -2.5 사이면 골감소증, -2.5 이하면 골다공증으로 분류됩니다. 제 경우 T-점수가 -1.8이었는데, 이는 골감소증 단계로 아직 골다공증은 아니지만 주의가 필요한 상태였습니다.
칼슘과 비타민D 영양제 섭취의 실제 효과

칼슘 영양제를 먹으면 골밀도가 올라갈 거라는 기대는 착각입니다. 제가 직접 경험했으니까요. 골다공증 치료제를 써야 골밀도가 실제로 상승하고, 칼슘과 비타민 D는 떨어지는 속도를 늦추는 역할만 합니다. 마치 급경사를 완만한 내리막으로 바꿔주는 것과 같습니다.
성인이 하루 필요한 칼슘 섭취량은 700~800mg입니다. 하지만 국내 성인의 평균 섭취량은 514mg으로 권장량의 약 60% 수준입니다(출처 :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 특히 제가 속한 60대 여성의 평균 칼슘 섭취량은 400mg에 불구합니다. 골다공증 환자는 800~1000mg을 섭취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 3분의 1밖에 못 먹고 있는 셈입니다.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 D 역시 중요합니다. 비타민 D 결핍은 칼슘 흡수율을 10~15%까지 떨어뜨립니다. 저는 혈액 검사에서 비타민 D 수치가 15ng/mL로 나왔는데, 정상 범위인 30ng/mL 이상에 한참 못 미쳤습니다. 실내 생활이 많고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는 습관 때문이었습니다.
칼슘 영양제를 건강하게 먹는 방법도 중요합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을 제대로 알고 먹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한 번에 500mg 이하로 섭취: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으면 혈중 칼슘 농도가 급격히 높아져 혈관 석회화나 신장 결석 위험이 증가합니다
- 하루 2회 분할 복용: 아침과 저녁 식후에 나눠 먹으면 흡수율이 높아지고 위장 장애도 줄어듭니다
- 식후 복용 원칙: 공복보다 식후에 먹을 때 흡수가 더 잘 되고 속 쓰림도 덜합니다
저는 처음 먹던 칼슘 영양제에서 심한 복통을 겪었습니다. 탄산칼슘 제제였는데, 위산 분비가 적은 저와는 맞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시중에는 구연산칼슘, 젖산칼슘, 인산칼슘 등 다양한 형태가 있습니다. 여기서 구연산칼슘(calcium citrate)이란 칼슘과 구연산이 결합된 형태로, 위산 분비가 적어도 흡수가 잘 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저는 구연산칼슘으로 바꾼 후 속 쓰림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음식으로 섭취하는 칼슘은 부작용이 거의 없습니다. 우유나 요구르트 같은 유제품이 가장 좋은 칼슘 공급원입니다. 저는 아침에 우유 200ml, 저녁에 요구르트 한 개를 먹으며 하루 약 500mg의 칼슘을 음식으로 섭취하고, 부족한 300~400mg을 영양제로 보충합니다.
골다공증과 칼슘 섭취에 대한 오해를 푸는 데 2년이 걸렸습니다. 칼슘제가 골밀도를 직접 올리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배신감마저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칼슘과 비타민 D는 나빠지는 속도를 늦추는 최소한의 방어막이라는 것을. 골감소증 단계에서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골다공증으로 진행되고, 결국 골절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제 경험이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무엇보다 칼슘 영양제가 맞지 않는다고 포기하지 마시고, 여러 제품을 시도해보시길 권합니다. 정 안 되면 의사와 상담하여 주사제나 다른 형태의 보충제를 고려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