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매일 저녁 소주 한 병이 유일한 낙이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건강검진에서 중성지방 500이라는 숫자를 보고도 '약 먹으면 되겠지' 하며 넘겼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하지만 붓기가 살이 되고 혈관 나이가 실제보다 20년이나 많다는 판정을 받았을 때는 정말 겁을 먹었습니다. 친구는 술도 담배도 안 하는데 20대부터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서 고민이었습니다. 유전이니까 어쩔 수 없다며 자포자기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제 경험상 생활습관을 바꾸면 2주 만에도 수치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탄수화물과 술이 중성지방을 만드는 원리

제가 처음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은 탄수화물이 체내에서 중성지방으로 바뀐다는 점이었습니다. 흔히 기름진 음식만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백미밥, 라면, 국수 같은 정제 탄수화물이 더 큰 문제였습니다. 여기서 정제 탄수화물이란 도정 과정에서 식이섬유와 영양소가 제거된 곡물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현미를 깎아서 만든 백미, 통밀이 아닌 흰 밀가루로 만든 빵과 면류가 해당됩니다.
탄수화물이 소화되면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혈액으로 흡수됩니다. 이 포도당이 세포에서 에너지로 사용되고 남으면 간에서 중성지방으로 전환되어 저장되는 겁니다. 특히 정제 탄수화물은 흡수 속도가 빨라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남은 당분이 지방으로 축적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출처: 대한당뇨병학회).
알코올은 더 심각합니다. 저도 매일 소주 640ml를 마셨는데, 알코올은 순수한 에너지원이지만 영양가는 전혀 없습니다. 1g당 7kcal의 높은 열량을 가지고 있어서 대부분 지방으로 축적됩니다. 게다가 알코올은 간의 지방 대사를 방해해서 중성지방 합성을 촉진시킵니다. 제가 금주 2주 만에 중성지방이 217에서 크게 떨어진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LDL 콜레스테롤은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립니다. 여기서 LDL이란 Low-Density Lipoprotein의 약자로, 저밀도 지단백질을 의미합니다. 이 LDL 콜레스테롤이 혈관 내벽에 침착되면 동맥경화반을 형성하게 됩니다. 동맥경화반이란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쌓여 굳어진 덩어리로, 한번 생기면 없어지지 않습니다. 제 친구도 경동맥 초음파에서 이런 침전물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밀프랩과 고강도 인터벌 운동의 실전 적용

식단 관리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매끼 요리하는 번거로움입니다. 저도 맞벌이 가정이다 보니 외식이 잦았는데, 밀프랩(Meal Prep)이라는 방법을 알게 됐습니다. 밀프랩이란 일주일치 식단을 한꺼번에 미리 준비해두고 끼니 때마다 꺼내 먹는 방식입니다. 저는 주말에 채소를 한 번에 볶아서 소분해두고, 두부포에 잡곡밥과 함께 김밥처럼 말아서 보관합니다.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정제 탄수화물인 백미 대신 잡곡밥 사용
- 채소는 기름 없이 볶거나 찜으로 준비
- 단백질은 두부, 닭가슴살, 생선 등 저지방 식품 선택
- 한 번에 5~7끼 분량을 만들어 냉장 보관
제가 직접 써봤는데, 아침에 출근 전 5분이면 식사 준비가 끝납니다. 외식보다 나트륨과 포화지방 섭취가 확 줄었고, 2주 만에 체중이 3kg 감소했습니다.
운동은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HIIT)을 선택했습니다. HIIT란 High-Intensity Interval Training의 약자로, 고강도 운동과 저강도 운동을 번갈아 하는 방식입니다. 짧은 시간에 심박수를 빠르게 올려서 지방 연소 효과가 크다는 게 장점입니다. 제가 실천한 운동은 마운틴 클라이머, 플랭크 푸시업, 슬로우 버피, 스쿼트 트위스트 등이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하루 20분 정도만 투자해도 땀이 흠뻑 나고 다음날 근육통이 올 정도로 강도가 있었습니다. 저는 퇴근 후 집에서 운동하는데, 따로 헬스장 갈 필요 없이 맨몸으로 충분했습니다. 핵심은 운동 전 5분 웜업으로 심혈관을 준비시키는 것입니다.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이 갑자기 고강도 운동을 하면 혈관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출처: 대한심장학회).
유전적 요인과 약물 치료의 균형

제 친구처럼 유전적 요인이 큰 경우도 있습니다. 부모님이 당뇨와 고혈압이 있으면 자녀도 이상지질혈증이 나타날 확률이 높습니다. 이를 가족성 고지혈증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가족성이란 유전적으로 콜레스테롤 대사에 문제가 있어 가족 내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런 분들은 식단과 운동만으로는 수치 개선이 어렵습니다.
제 친구가 가장 걱정했던 건 스타틴 계열 약물의 부작용이었습니다. 스타틴이란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는 약물로, 당뇨 발생 위험을 약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혈당 상승 폭이 2~3mg/dL 정도로 미미하고,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가 훨씬 크다고 합니다. 실제로 약을 복용하지 않아 혈관에 동맥경화반이 계속 쌓이면, 뇌경색이나 심근경색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약을 먹는다고 생활습관 개선을 포기하면 안 됩니다. 약은 수치를 낮춰주지만, 근본적인 문제인 비만, 운동 부족, 과음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금주와 운동을 병행하면서 약 용량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의사 선생님도 생활습관이 개선되면 약을 감량하거나 중단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트랜스 지방도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트랜스 지방이란 액체 식물성 기름을 고체로 만드는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생성되는 지방입니다. 마가린, 쇼트닝, 가공식품에 많이 들어있습니다. 트랜스 지방은 LDL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HDL 콜레스테롤(좋은 콜레스테롤)을 낮춰서 이중으로 해롭습니다. 식품 성분표를 확인할 때 트랜스 지방이 0g이 아니면 피하는 게 좋습니다.
정리하면 생활습관 개선으로 2주 만에 극적인 변화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전적 요인이 강한 경우 약물 치료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약은 먼 미래의 생명을 구하는 보험이라고 생각하고, 생활습관 개선과 병행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금주와 밀프랩, 고강도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면서 건강한 혈관을 유지할 계획입니다. 여러분도 2주만 진심으로 도전해보시길 권합니다. 수치는 거짓말하지 않습니다.